


[enews24 광주=최신애] 가수 솔비를 미술 작가 권지안으로 만났다.
솔비는 지난 11일 '2019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서 개막 공연을 펼쳤다. 쌀쌀한 날씨에도 얇은 옷 한장을 입은 솔비는 차가운 물감을 매개로 뜨거운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며 이를 미술로 승화시켰다.
그가 작가로서 선보인 퍼포먼스는 셀프 콜라보레이션 시리즈 가운데 '하이퍼리즘 바이올렛'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사랑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인간 최초의 사랑과 원죄를 표현하기 위해 아담과 이브가 하늘 위에서 춤을 춘다는 상상을 댄스 퍼포먼스와 작품으로 완성해낸 것.
솔비는 지난 5일 같은 작품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현대 미술 최고의 축제 '2019 뉘 블랑쉬 파리'에도 선 바 있다. 당시 솔비의 퍼포먼스와 작품 세계는 전세계를 놀래켰다. 그간 본 바 없는 퍼포먼스이기도 했고, K-팝 가수가 K-미술을 선보이면서 그 브랜딩이 멋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당시에 대해 솔비는 "보통은 퍼포먼스를 통해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을 제단해서 판매한다. 그런데 (미술 퍼포먼스를 보신) 프랑스 분이 제 옷을 사고 싶다고도 하셨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실제 춤을 추며 온 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이기에 옷에도 물감이 튀거나 묻어 옷 또한 하나의 작품이 될 법 했다.
솔비는 자신이 이런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게, 때론 깊이감이 다른 어른처럼 말했다. 그는 "주변 분들이 저를 통해 미술을 알게 된다고 하실 때 참 기쁘다. 그리고 제 작품을 보신 후 인생에서 첫 구매를 하는 분들이 많다. 아무래도 제가 대중적인 연예인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파인 아트와 대중예술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기쁘다. 특히 미술은 격이 높다는 소수에 맞춰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 저의 기반은 대중예술이기 때문에 대중들 중에 컬렉터 분들이 생기는 것이 참 좋고 뜻깊다"고 전했다.
이어 "작가 분들도 관심있게 봐주시고 컬렉터 분들의 직업군도 다양해서 재미있다. 젊은층 분들도 많으시다. 신기하다. 작품 구매 트렌드가 형성되어가고, 예전엔 명품백을 샀다면 이젠 작품을 사시는 분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솔비는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관객 분이 "추상표현주의의 새로운 장르다. 신선하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며 기뻐하는 가 하면, 캔버스로 꾸려진 무대 자체에 대해 "저는 그간 무대(가요)에 많이 서왔다. 그런 제가 캔버스 위에 섰을 때 관객분들은 '근데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신다. 그런 묘한 기운을 얹고, 그런 느낌을 갖고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 퍼포먼스가 끝날 때 쯤에는 정적이 흐를 만큼 집중하신다. 그런 자극을 시키는 것이 좋고, 내겐 중요한 작업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