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Just a Cake - Piece of Hope

권지안은 다양한 예술 장르를 혼합해 작가 자신과 관객 모두가 느끼는 혼란과 편견, 그리고 그 중심에서 연극적 요소인 해프닝을 일으킨다. 

2021년 발표한 'Just a cake' 시리즈도 이와 같은 해프닝을 통해 작품으로 탄생했다.

 

베이커리 카페이자 본인의 스튜디오에서 제빵사들과 함께 마주치면서 자연스럽게 케이크를 만들어왔고, 조카와 함께 클레이 아트 찰흙 놀이를 하며 영감을 얻어 비정형적인 찰흙 더미의 케이크를 만들어 본인의 SNS에 공개했고 독특한 모양의 이 케이크는 미디어를 통해 크게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정체불명의 유령 계정들로 인해 ‘제프쿤스 표절' 이라는 무차별적인 악플 공격을 받았고 사실 확인없이 기사들이 퍼져 표절로 낙인을 찍었다. 


색깔 찰흙이라는 오브제를 제프 쿤스는 'Play-doh' 라는 제목의 거대한 알루미늄의 조각품으로, 권지안은 그저 먹는 케이크로 각각 재해석했을뿐이었다. 

그렇게 그녀도 그리고 케이크도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렇게 케이크는 ‘축하'와 '감사'의 순기능을 상실했다. 

상처받은 케이크, 권지안은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옐로우 저널리즘을 비판하고, 작품으로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피해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케이크를 모티브로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2021년 3월3일 회화와 조각작품 약 30여점을 발표하였다. 케이크로부터 파생된 평면 회화는 케이크의 다양한 단면들을 해체해 캔버스 폭에 담았다. 케이크 크림 같은 질감과 캔버스 위로 입체적인 형상이 눈에 띄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작품 안에 있는 초는 위태로운 작가의 상황과 마음을 드러내며, 초에서 타오르는 불씨는 희망을 뜻한다.

권지안은 "상처받은 케이크는 축하와 감사의 기능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불안정한 현대인의 초상 같다. 그 안에 꽃힌 초는 고통 속에서 생명을 불어넣는 희망의 빛을 상징한다. 케이크 조각처럼 사람들에게 희망의 조각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Just a Cake - Humming

작가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무한한 사랑들이 오가고, 가사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그리움과 슬픔이 언어로 정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글(언어)은 한계가 있는 상황 속에서 그 복잡한 감성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다. 그렇게 나온 'Humming'은 매력적인 그림으로 환원되었다. 알아볼 수 없는 허밍이 권지안 만의 언어 구조로 이어졌고, 그 안에서 탄생한 레터링 케이크들은 2021년 5월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어 작품으로 내려 앉았다.  

Humming Letter

‘그리움의 허밍’이 ‘꽃밭 위에 허밍’으로 아빠가 떠난 뒤.

 

그리움을 담아 ‘플라워 프롬 헤븐’이란 음악을 만들었다. 가사 작업을 할 때마다 상실과 슬픔이 터져 나왔고, 가사를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 결국 그 음악은 ‘허밍’으로 완성됐다. ‘허밍’은 캔버스를 만나 조형적인 언어로 탄생했다. 

2018년 프랑스를 다녀온 후가 떠오른다. 풍경에 빠져 화사한 천국을 그려보고 싶었고 꽃을 사랑한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아빤 그림을 보지 못하고 떠나셨고 그 뒤로는 풍경을 그리지 않았다.

지금에서야 다시 풍경이 그리고 싶어졌다. 

추운 겨울이 지나니 어느새 봄이 느껴진다 ‘꽃밭 위에 허밍’을 경쾌하게 표현하여

움츠러들었던 모두의 마음이 힘차게 피어오르는 충만한 느낌의 춤을 추고 싶다.

Humming Series

Self - Collaboration

권지안 작가는 솔비로서의 삶의 경험과 작가로서의 그 구체성을 온몸의 작업으로 실현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뚜렷하게 구별되게 하는 것은 손가락으로 물감을 쌓아 올리는 임파스토 기법에 의한 지두화(指頭畵), 즉 '핑거페인팅'의 작업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명력있는 자연과 바람을 표현하기 위해 4년 전부터 '핑거페인팅' 기법을 사용해 왔다. 

평면의 세계인 캔버스에 손가락으로 물감을 찍어 쌓아나가듯이 대상을 축조하여 자연이 갖는 생명력을 느끼게 함에 주목해야 한다. '바람을 그리고 싶고, 흔들리는 꽃과 나무를 표현하고 싶다.' 는 그의 말에서 캔버스 위에 담겨진 그림은 조형적 입체성 그 이상의 생명력을 지닌듯하다.

 

<작가노트>
5번째 셀프-콜라보레이션 '블루' 작품을 끝내고 창작에 대한 욕구가 지쳐있을때쯤 무언가를 비우기 위해 노력했고 진짜 쉼, 휴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환경을 바꾸기 위해 2018년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고 우연히 프랑스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 을 다녀왔다. 그 곳을 그림으로만 봐오던 나에게 실제로 그 광경은 천국 그 자체였다. 


이 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뒤, 남은 것은 자연의 향기와, 그 평온함을 가끔 흐트러뜨리는 춤을 추는 바람... 
캔버스를 바닥에 깔아놓고 손이 가는대로 물감을 뿌리고 나만의 리듬에 맞춰 무의식이 기억하는대로 몸을 맡긴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 손은 그 바람을 따라 춤을 춘다. 우리 아빠는 친구들보다 꽃을 더 좋아하신다. 


"아빤 꽃이 왜 좋아?" 라고 물으니
"꽃은 항상 그 자리에 있잖아." 

변하는 것 투성인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라고 알려주는 든든하고 친절한 답변이었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

바쁘고 화려해보이는 쇼윈도 라이프 시대에 보통의 일상에 감사했던적이 언제였는지 항상 존재하는 일상이라 더 소중함을 몰랐던건 아니었는지...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처럼 보이는 인생도 가까이서 보면 각자만의 애환을 갖고 살아간다는것을...

나의 풍경 그림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닌 가장 평범한 '보통의 포착'이다. 천국은 인간이 보는대로 느끼는대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무탈한 또는 아주 평범한 오늘이 모두에게 파라다이스이길 꿈꾼다.

.

Wind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