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법학자가 바라보는 권지안의 예술 - 예술의 사회적 가치 _ 홍동희 법학박사

⑴ 법(法)은 발생한 사회현상을 반영하거나 사회현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제정한다. 그래서 법학자는 사회현상을 이론으로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 우연한 기회에 권지안의 작품을 접하면서 인과관계(因果關係), 주관(主觀)과 객관(客觀), 사익(私益)과 공익(公益) 이론을 적용하여 사회현상의 하나인 미술활동과 그 결과인 미술작품을 평가해 보고 싶었다. 또 미술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도 미술계 밖에 있는 사람이 미술작품을 평가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⑵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나 활동의 대상은 크게 자연(自然)과 인간(人間)이다. 학문분야에서 자연은 이치를 탐구하는 이학(理學)과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공학(工學)으로, 인간은 내면을 주로 탐구하는 인문학(人文學)과 외면을 주로 탐구하는 사회과학(社會科學)으로 구분된다. 예술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⑶ 인문학과 사회과학에는 주관(主觀)과 객관(客觀)이라는 용어가 있다. 우리는 무심코 사용하지만 주관에는 자기 중심적 관념이 들어있고 객관에는 타인 중심적 관념이 들어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주관적 동물이고 객관적 동물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 뿐이다. 자기를 완전히 배제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⑷ 국민과 국민 간의 사익(私益: 개인의 이익)을 조정하는 ˝민법˝에 의하면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지만(제3조), 19세 전 미성년자는 후견인이 있어서 제한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제5조), 19세 이후 성년이 되어야 완전한 자기결정권을 가진다(제4조). 민법의 미성년과 성년의 개념은 사회학에서 인간이 자아(自我: 자기에 대한 관념)를 구축하는 시기인 ˝사춘기˝의 개념에 대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성년기에는 주관적 자아(自我)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가 성년기가 되면 객관적 자아도 함께 자리잡는다.


⑸ 주관에서 객관으로의 관점(觀點) 변화는 2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첫째, 성년(19세) 직후 완전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면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난다. 방황은 자기의 관점을 정립하는 긍정적 과정이다. 둘째, 외부의 충격을 받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난다. 객관적 관점에는 사회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기게 된다. 미성년기의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주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담기는 것이다.


⑹ 사회에는 예능인(가수, 화가)과 예술인(음악인, 미술인)이 공존한다. 예능인 중에서 가수는 노래하는 사람이고 화가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예술인 중에서 음악인은 음(음반)을 수단으로, 미술인은 시각ㆍ공간(도화지)을 수단으로 인간의 내면을 외부에 표현하여 사회(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예능인이 예술인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을 외부로 표현하여 사회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우리는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공인(公人)이라고 한다.


⑺ 필자가 작업실에서 만난 권지안은 사회를 생각하는 관념인 객관적 자아를 가지기 위한 2가지 과정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었다. 권지안은 ˝사물과 자신을 노래와 그림으로 표현하여 좌절과 상처를 치유하게 되면서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하였다. 가수 솔비 그리고 화가 권지안은 좌절과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기성찰과 사회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음악인 솔비 그리고 미술인 권지안이 되어 있었다. 주관적 자아를 탈피하고 객관적 자아를 담아 자기의 노래와 그림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이다.


⑻ hyper는 ˝흥분, 과도, 속도˝를 의미한다. hyperism(속도주의: 速度主義)을 권지안은 ˝정보의 홍수(Too Much Information)에서 유발된 인간의 높은 욕망과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박탈감ㆍ상실감이 동반되는 시대적 현상˝으로 정의하였다. 권지안은 Hyperism-Red에서 ˝상처받고 있는 여성˝을 주제로 여성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였고, Hyperism-Blue에서 ˝계급(Class)사회의 진실˝을 주제로 사회계층간의 실질적 불평등을 옷(Suit)으로 형상화 하였으며, Hyperism-Violet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면˝을 주제로 사랑으로 포장된 범죄를 아담(Adam)과 이브(Eve)를 통하여 표현하였다.


⑼ 권지안의 작품제작 과정을 보면 미술작품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키는 2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미술품을 제작하는 수단ㆍ도구가 다양하다. 미술품의 주제에 적합한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도화지에 채색을 하는데, 그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한다. 음악ㆍ행위ㆍ미술ㆍ영상이 융합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음악은 음반으로 제작되고, 행위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며, 도화지는 미술품이 되고, 영상은 제작과정을 설명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작품의 제작과정 공개는 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의도된 과정이다. 둘째, 우리가 아는 미술품은 도구를 사용하여 그린 도화지가 작품이다. 권지안은 보통의 도화지보다 수십배 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 완성된 큰 그림(1차 작품)을 색채의 농도와 쏟은 열정을 고려한 직관(直觀)에 따라 절단(Cut)하여 2차 작품(옷, 액자)으로 전환시킨다. 1차 작품과 2차 작품에 모두 작가의 내면과 표현행위가 접목되었기에 법적으로도 1차 작품과 2차 작품은 모두 권지안의 작품으로 인정된다.

⑽ 결론적으로 권지안의 작품은 작가가 가진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의지를 예술작품으로 표현한 필연적 인과관계의 산물(産物)이다. 이제 권지안에게 예술은 삶의 이유가 되었다. 미래의 작품에서 권지안이 사회에 주는 메시지를 어떤 파격적 방법으로 전달할지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⑾ 끝으로 권지안의 작품을 평가하면서 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여기에 적어둔다. 첫째, 예술작품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전환되어야 한다. 결과(작품)만을 볼 것이 아니라 원인(제작 이유와 과정)을 더욱 조명할 필요가 있다. 작품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원인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예술인의 사회기여 활동을 공익(公益: 사회의 이익)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법학에서는 공익추구 활동은 국가(공무원)를 중심으로만 연구되어 왔다. 국민(예술인)도 예술작품을 수단으로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익활동을 할 수 있고, 때로는 공무원의 공익활동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예술인의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국가와 사회(기업, 관객)가 함께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기업의 대표가 ˝사회가 지속가능해야 기업도 지속가능 할 수 있고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고 한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법학자가 바라보는 권지안의 예술

-예술의 사회적 가치-


2019.05.29., 홍동희, 법학박사

29 May 2019, DongHee Hong, Dr. in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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