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컨셉진 92호 '캔버스에 담은 마음 : 예술이라는 이름의 용기'

컨셉진 92호 갤러리 권지안 인터뷰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많은 분이 솔비라는 이름으로 알고 계신 작가 권지안입니다. 특별히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솔비가 엔터테이너의 성향이 강한 존재라면, 권지안은 작가로 데뷔한 사람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작가님이 미술을 시작한 건, ‘치유’의 목적이었다고 들었어요.

네. 우울증을 겪다가 심리치료로 미술을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기처럼 쓰고, 그 글을 그림으로 옮겼죠. 그러면서 마음이 치유됐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림을 매개로 세상과 친해진 느낌이었죠. 그때 미술이 인간에게 필요한 건강한 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미술은 어딘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요.

노래를 쉽게 부르는 것과 달리 미술에 대한 문턱은 유난히 높은 것 같아요. 전공자들이나 돈이 많은 사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죠. 저는 미술이 누군가에게 부여된 자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중요한 건 미술을 향한 진정성 있는 마음이에요. 더욱 많은 사람이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그 힘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왠지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져요! 작가님은 많은 작품을 도구가 아닌 손으로 그리시던데, 이유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몸을 쓰는 활동을 많이 해서인지, 내 신체를 도구로 사용할 때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요. 그러한 느낌은 작품에도 담겨요. 저에게 예술은 삶을 일시 정지해서 캔버스 안에 물감으로 담아낸 흔적이거든요. 움직이는 물체를 사진으로 담으면 흔들리는 것처럼, 제가 바라보는 사물도 그렇게 율동감 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바람과 생명을 표현한 〈Wind〉 시리즈를 보면, 그러한 특징이 잘 느껴질 거예요.


가장 최근에 했던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Just a Cake〉 시리즈인데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요?

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부분들을 바로잡고 싶었지만, 솔비로서 대처하기 보다는 권지안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싶었어요. 그 케이크의 모습이 마치 저 자신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축하라는 기능을 상실한 절망적인 상태로 보였고, 이건 나만의 고통이 아닌 코로나를 겪는 모든 현대인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절망적인 시대이지만, 함께 극복하자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죠. 마치 축하 케이크를 나누는 것처럼요.


결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가치는 희망이네요.

절망과 희망은 늘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절망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찾을지가 저에게도 늘 숙제예요.


작가님이 작업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해요.

소재가 번쩍 떠오를 때도 좋고, 그림을 그릴 때도 좋지만, 작품이 새 식구를 만났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너무 솔직한 답변인가요(웃음)? 자본의 가치보다도, 누군가 저의 작품에 공감해줬다는 게 참 좋아요. 작품을 산다는 건, 그 작가의 삶을 들이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마치 친구가 늘어난 느낌이 들어요.


이번 컨셉진 92호의 주제는 ‘질문’이에요. 작가님은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인가요?

저는 ‘질문’이라는 단어를 되게 좋아해요. 질문을 다른 말로 해석하면 관심이잖아요. 관심은 삶을 풍요롭게 하거든요. 저는 특히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을 해요. 기분은 어때? 지금 어떤 게 궁금해? 나에게 관심을 갖는 거죠. 그런데 사실 질문에는 용기가 필요해요. 그 대상이 자신이라도요. 그래서인지 저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하고 싶어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용기를 얻길 바라는군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애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역경과 편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그 방법은 작품일 수도, 음악일수도, 제가 살아가는 발자취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려고 해요. 누군가에게 희망이나 용기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저는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 김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