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뉴저지 갤러리서 `허밍` 열어
뉴욕 레지던시 초대 이어 개인전
사이버세상 악플, 예술로 승화
허밍 연작에 사과 오브제 결합
해외 첫 개인전 보폭 확대나서
이한나 기자
입력 : 2022.05.04 15:56:55 수정 : 2022.05.04 15:59:59

This is for you, 10.5x13.5x5.7cm, Aluminum, 2022
"사과는 그릴줄 아니"
"응 너를 위해 준비했어"
가수에서 작가로 변신한 '솔비' 권지안이 미국 뉴저지에서 처음 개인전을 열고 해외 진출에 나선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아트페어에 참여한 것이 발판이 됐다.
작가 활동에 대한 비난과 논란에 대해 적극 대응한 '사과'를 작품 오브제로 적극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펼친 것이 흥미롭다.
4일 권지안 작가의 소속사 엠에이피크루에 따르면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 'Systemized Language:Humming(체계화된 언어: 허밍)'이 5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미국 뉴저지 파리스 고 파인 아츠(Paris Koh Fine Arts)에서 열린다.

Humming_NY06+NY011, 50x100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이번 전시는 한국 신진 작가 위주로 소개해온 뉴욕의 한인 갤러리 '파리스 고 파인 아츠'의 초청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트페어에서 솔비의 작품을 접한 갤러리 측이 4월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개인전을 제안했다.
특히 작가 권지안을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이버 세상에 대한 동시대적 관점을 예술로 알린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권지안은 주제 '허밍'을 통해 타인의 삶을 망가트리는 '언어폭력'에 대한 본인만의 사색과 고찰을 담았다. 작가는 사이버 세상에서 일어나는 '악플',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등 비방 문화를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재해석했고, 화해와 자정의 메시지를 담아 작품으로 표현했다.

Humming_NY09 dia 40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이번 전시 작품은 평면 회화 작품 '허밍' 연작과 오브제로서 '사과'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권 작가의 '허밍(Humming)'연작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조형 미술이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언어적 한계를 허밍(흥얼거림)으로 표출하고, 입체적인 라인(line) 드로잉으로 작품화해 주목받았다.

Humming_NY09, dia 40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특히 '사과 오브제'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넌 사과는 그릴 줄 아니"라고 묻는 댓글에 대한 작가의 재치 넘치는 화답에서 탄생했다. 권지안은 공격적인 악성 댓글에 언어가 아닌 사과 폰트로 답하며 화해와 정화의 의미를 표현하려 했다.
권지안은 "작품을 통해서 '언어 폭력'을 '언어 허밍'으로 바꿔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뉴욕에서 활동하는 여러 작가들과 교류했고,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 시간을 가졌다. 허밍을 통해 언어를 초월해 세계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현지 전시 오프닝 행사에는 평론가와 콜렉터 등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뉴욕 개인전 작품 앞에 선 솔비 권지안 작가 [사진 제공 = 엠에이피크루]
한편 권지안은 지난해 첫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각종 아트페어에 초대되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Self-Collaboration'으로 독창적이고 새로운 개념의 융합 예술을 선보였고, 지난해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The Premi Internacional d'Art de Barcelona·PIAB21)에서 대상(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을 받았다. 특히 이 수상을 두고 사이버 조롱이 촉발한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이한나 기자]
출처 :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2/05/397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