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안은 어린 시절부터 리듬체조를 배우면서 몸의 유연성을 키웠고, 합창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무용과 음악에 대한 기본기를 익혔다. 중학생 시절엔 극단에서 활동하며 연극 무대 위에서의 감정 표현과 전달력·율동성을 깨우쳤고, 고등학생 시절엔 메이크업 아트를 전공하며 미술의 기초를 다졌다. 전통적인 학습의 접근이 아닌 다양한 경험과 방식을 통해 전방위적 예술가로서의 기본적인 학습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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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안은 22살이 되던 2006년, K-POP 혼성그룹 보컬리스트로 데뷔한다. 데뷔 2주 만에 음악 차트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미디어 스타로 성장했다. 하지만 꿈꿨던 스타의 삶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고, 치유를 위해 2009년부터 미술을 시작하며 슬럼프를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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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안은 미술이 또 다른 표현의 수단이며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하고 이러한 '미술의 순기능'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미술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 과감하게 미술계로 뛰어들었다. 2012년 첫 미술 개인전을 시작으로 미술가로 데뷔한 그는 초반엔 현대인들의 욕망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주제로 화려함을 좇는 사람들의 이면에 관한 작품을 발표했다. 작업을 계속 이어가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과 표현 방식에 대해 연구해오던 그는 2015년 청각 예술인 음악을 시각 예술로 변환시키는 '셀프-콜라보레이션(권지안x솔비)' 작업을 처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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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안이 명명한 '셀프-콜라보레이션' 작업은 관객을 바라보고 노래하는 음악가 ‘솔비의 자아'와 관객을 등지고 물감이라는 도구를 통해 추상 세계를 표현하는 미술가 ‘권지안의 자아’를 협업하는 작업이다. 대중음악의 구성과 가사 속 메시지, 무용의 스토리를 담으며 선과 색으로 캔버스에 그림이 그려지게 하며, 평면 회화로 남은 흔적을 재단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종합예술작업이다. 또한 음악과 비디오아트, 퍼포먼스를 통해 해프닝을 발생시키고 스토리를 전달하는 독창적인 개념 미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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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안의 작업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팝아트 개념과 이어진다.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화려한 스타는 공산품처럼 이미지를 소모하며 생명력을 갖는다. 미디어 속 삶을 살았던 권지안은 미디어와 매체들을 통해 경험했던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과 이슈화에 능통하며 그 맥은 팝아티스트들처럼 대중과 관객의 간격을 좁혀가는 현대미술의 명맥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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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술은 무엇이든 되고,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개념으로부터 시작해, 미술을 전공자들만의 영역∙기득권의 자본 놀이∙고상한 취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우리 삶에 더 가까운 예술∙인간과 사회의 치유 기능∙동시대적 사회 현상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회화적 표현에만 그치지 않고 조각∙설치∙음악∙무용∙연극∙해프닝∙비디오 아트까지 확장한 그의 개념 미술적 행위는 1960년대 등장했던 플럭서스 정신('흐르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fluere'에서 비롯됐다)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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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술적 시야를 넓히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 간 그는 파리·런던·바르셀로나에서 현지 아티스트들과 교류하고 함께 작업·전시하며 작가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또한 2019년 10월 파리시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2019 라 뉘 블랑쉬 파리(2019 La Nuit Blanche Paris)'에 유일한 대한민국 작가로 선정돼 해외 미술관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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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겐 자격보단 조건이 중요하며, 상상을 응고시키기보단 실행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와 전방위적 예술 작업은 제도권의 틀에 갇히기보단 자유로움이 더 중요한 현시대상을 강하게 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