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SWAN

두 번째 ‘셀프 콜라보레이션’ 시리즈인 ‘블랙스완’은 솔비와 권지안이라는 한 몸이지만 서로 다른 자아가 만나 캔버스에 하나로 통합된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수많은 자아들에 대한 형태적 표현을 고민한 끝에 거울 큐브 안에서 비춰지는 다양한 각도의 모습들을 그려냈다. 작가는 사각 거울 20개로 연결된 큐브 안에서 백조와 흑조를 연상시키는 춤을 추고, 순수한 모습과 욕망을 갈망하는 블랙스완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퍼포먼스를 통해 거울 위에 물감의 흔적들이 남겨졌으며, 그 흔적은 선의 형태로 구체화됐다. 거울 속 무한대로 재생산되는 이미지와 거울이 개별 분리되며, 작품이 평면으로 벽에 걸릴 땐 관객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작가는 ‘블랙스완’의 거울 큐브 안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길 원했으며, 이를 위해 360도 카메라를 도입해 표현을 극대화시켰다. 덕분에 관람자는 입체적으로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최고의 제작자들이 모여 새로운 영상미를 선보일 수 있었으며 기존의 뮤직비디오를 넘어선 아트 비디오로 탄생했다. 

<작가 노트>

사람들은 누구나 여러 가지의 모습을 갖고 살아간다. 


대부분 사람의 삶이란 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구조에 따라 규범을 지키며, 이성으로 본능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형상일 것이다. 하지만, 때에 따라 성직자처럼 숭고한 모습에서 살인자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고,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여인이 창녀가 되기도 한다. 난 어느 순간부터 이 여러 가지 자아들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보고 있다. 그것은 권지안으로서의 삶과 솔비로서의 삶을 구분 지어 보는 것이다.

 

내 안에는 권지안이라고 하는 평범한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의 삶이 있고, 내 속의 철학들을 그림이란 언어로 표현하는 화가 권지안으로서의 삶, 그리고 연예인, 음악인으로서의 대중들의 인기가 필요하며 관심 속에 살아가는 솔비란 이름의 삶도 있다. 이 세 가지의 자아가 충돌하면서 매일매일 엄청난 영적인 체험과 내적인 의미들이 확립되어 가는데 어느 것이 진정한 자아인지 나 자신도 너무 혼란스럽다. 이것은 불과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즉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난 내가 가지고 있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자아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내가 오랜 시간 동안 해오던 음악이란 언어는 조금 더 사람들의 내면을 보듬으며 치유하고 공감하는 일이었다면 내 안의 어려움과 시련의 시간을 통해 얻어지는 작은 성찰들을 어떻게 하면 직접적인 나만의 언어를 통하여 표현해 볼 수 있을까란 고민은 조형 미술로 그려진다.

 

그러한 음악과 미술의 합작, 즉 솔비와 권지안의 합일체를 찾는 것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갖는 나의 마음이다. 또한 다른 어떤 예술의 장르와 상관없이 나라고 하는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과정과 결과물이 이 시대를 규정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작용과 의미이기를 바라고 있다.

Self-Collaboration!
'서로 다른 자아들의 합작'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한 고민이 어떠한 피사체로 그려지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내 속의 나를 찾는 또 다른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