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ism red

권지안은 2016년 'SNS World' 작품을 시작으로 주관적 자아에서 객관적 자아로 사회성이 짙은 주제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이퍼리즘(온라인에서의 과도한 판타지적 정보들로 인한 현대인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우울감을 시대적 현상으로 정의한 신조어) 컬러 시리즈 레드, 블루, 바이올렛 작업이 시작되었다. 첫번째 레드는 상처받은 여성의 삶이다. 신체적,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고통받는 여성의 삶을 그로테스크한 퍼포먼스를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냈으며 총 두번에 걸쳐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첫번째는 한국 미술의 중심인 가나아트센터에서 선보였는데 당시 작가는 이미지와 표면적인 것들로 판단되어지는 사회적 여성의 상품화, 그에 따른 왜곡과 편견에 대한 현상들을 실험했다. 또한 피해 확산과 방관자로서의 역할로 미디어와 기자들만을 현장에 초대하여 비디오아트에 그들을 출연시켜 우리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미디어와 언론의 방관자적 행태를 꼬집으며 처참한 여성인권을 되짚는 해프닝을 펼첬다.

두 번째 헤프닝 무대는 공중파 음악방송(KBS 2TV '뮤직뱅크')에서 실험했다. 권지안은 2006년부터 솔비라는 닉네임으로 가수로서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오랜시간 대중음악가로서 활동하며 느꼈던 미디어를 통해 여성을 바라보는 미의 기준, 정체된 대중 문화의 다양성, 획일화된 패턴에서 K-Pop 문화에 대한 부정적 이면을 직면하고 그의 예술적 관점으로 생방송 음악무대에서 헤프닝을 발생시킨다. 또한 그는 하나의 동일한 퍼포먼스 작품을 각기 다른 음악무대와 미술공간에서 보여줌으로써, 예술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젔다. 


관객들이 상업예술과 순수예술, 쇼와 예술의 모호한 간극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탈장르와 예술의 확장성에 대한 화두를 던진 해프닝이었다. 레드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는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 114개국으로 확산되며 한국만이 아닌해외에서도 많은 아티스트들과 미술 관계자들에게 화제되었다. 이를 인정받아 2019년 프랑스 파리시에서 주최하는 현대미술축제 'La Nuit Blanche Paris' 에 세계 현대미술가 30인에 선정되 현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 노트>

세계의 역사 대부분이 남자들에 의해 쓰여지고, 세상에 이름을 알린 권력자 뒤엔 수많은 여자들이 존재했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그 역사의 각주로 쓰여졌다.


남자는 부와 명예를 추구하며, 아름다운 여자의 몸과 마음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한다. 그로 인해 신체적, 사회적 약자인 여성은 수많은 전쟁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수단으로 아름다워지기를 갈망한다. 아름다움은 자신을 지키기 위함은 물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자의 중요한 무기이자 수단이다. 하지만 여성이기에 받은 상처들은 지우려해도 완벽히 지울 수 없다. 모든 상처 입은 여성의 삶이 그 무엇보다 숭고한 가치를 품은 아름다운 빨간 꽃이 되길 바라고 또 바란다.


블랙은 상처, 레드는 부활, 화이트로 블랙과 레드의 흔적들을 덮는 행위는 상처를 치유하고 덮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무리 덮으려 해도 하얗게 덮어지지 않는 캔버스는 그렇게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인의 삶을 의미한다. 영상 속 셔터 소리는 자신의 상처를 무관심으로 바라보는 방관자들을 뜻한다. 


"상처는 덮어지는 것이지,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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